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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기업
우리 모두의 잘풀리는집, 미래생활
작성일201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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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잘풀리는집을 만들 때 주변에서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상품의 질을 높이고 국내최초 기술을 도입한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결정했다”
유한킴벌리·깨끗한나라·모나리자 등 외국 거대자본과 대기업등에 맞서 순수 독자적인 힘으로 화장지 시장에서 ‘맞짱’을 뜨고 있는 중소기업인이 있다. 변재락(54·사진) 미래생활 대표가 주인공이다.
변 대표는 아버지 변태섭 씨가 창업한 화장지 제조업체 모나리자 부도 이후, 영업부 직원 70명을 이끌고 지난 2000년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직원들 퇴직금을 모아 자본금 20억원으로 미래생활의 전신인 ‘엠2000’을 세웠다. 이후 2003년 모나리자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회사에 그쳤던 엠2000을 미래생활로 바꾸고 ‘잘풀리는집’을 자체 개발해 화장지 전문업체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잘풀리는집 개발 이후 미래생활은 국내 최초 3겹 화장지, 보습 미용 티슈 등의 제품 개발로 매년 평균 15%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미래생활은 지난해 약 1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5%로 명실상부한 화장지업계 3위를 기록했다. 유한킴벌리(40%)와 깨끗한나라(18%)가 업계 1,2위 업체다.
변 대표는 “최상의 품질이야말로 기업 성장의 밑거름”이라는 경영철학을 강조한다. 지난 2009년에는 국내 최초 3겹 화장지와 국내최초 보습 미용 티슈를 개발했다. 그는 “끊임없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특별한 대형 마케팅을 하기 힘든 화장지업계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화장지업계에서 대기업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변 대표를 지난달 말 대전 탄방동에 있는 미래생활 본사에서 만났다.
-모나리자 부도 이후 다시 화장지 업계로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배운 것이 화장지 사업이었다. 아버지가 대전 모나리자 창업주였고, 아버지 친구분께서 서울 모나리자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외환위기 여파로 회사가 부도나면서 모나리자의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언젠가 다시 모나리자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했다.
그래서 모나리자의 제품을 판매하는 ‘엠2000’이라는 영업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모나리자 재인수에 실패한 후 마음을 바꿔 먹고 모나리자를 넘는 한국의 대표 화장지를 만드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모나리자 인수전을 실패했다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당시 서울 모나리자와 대전 모나리자는 같은 이름을 쓰지만 별도 법인이었다. 대전 모나리자 부도 이후 서울 모나리자와의 인수전이 시작됐다. 이 때가 가장 힘들었다. 서울 모나리자는 인수를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썼다. 대리점에 찾아가 우리와 거래를 하면 물건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협박을 하는 등 그때 일들은 생각하기 조차 싫을 정도다.
결국 서울 모나리자가 대전 모나리자를 인수하자 우리에게 제품 공급을 미루는 등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후 2005년 모나리자와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고 자체 상품만으로 시장에 진출하게 됐고, 그 와중에 만든 것이 ‘잘풀리는집’이다.
-잘풀리는 집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 같다. 잘풀리는집의 의미는 무엇인가
△잘풀리는집은 가장 어려웠던 시절 우리가 다시 잘 해내자는 소망을 담은 산물이다. 그리고 그 바람처럼 잘풀리는집 이후 회사는 점점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잘풀리는집이라는 제품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해주고 있다. 단순한 화장지를 넘어서 서로에게 선물을 할 때 잘 살기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것이 바로 그 가치다. 잘풀리는집이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품질 외에도 이 가치를 전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처음부터 잘풀리는집이 잘 팔렸던 것은 아니었다. 모나리자의 ‘땡큐’, 유한킴벌리의 ‘뽀삐’ 등이 주력 상품이었던 화장지 시장에서 낯선 이름의 제품을 매장에 입점시키는 것조차 힘들었다. 대리점을 직접 찾아가 땡큐 5개 파는 마진을 잘풀리는집 하나로 얻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설득했다. 그렇게 전국 대리점을 구두 밑창이 닳도록 돌아다녔고, 이런 노력이 빛을 봐 비교적 빠르게 잘풀리는집이 안정궤도에 올라설 수 있었다.
-최근 화장지 업계의 동향은 어떠한가
△화장지 시장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물티슈, 비데 등 화장지를 대체할 상품들이 계속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화장지 시장은 연간 약 1조원에 달한다. 이 중 50%를 유한킴벌리가 독점하고 깨끗한나라, 미래생활, 모나리자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대기업과 외국자본이 손을 대지 않은 기업은 우리밖에 없다.
유한킴벌리는 미국 킴벌리클라크가 70%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깨끗한나라는 과거 LG에 편입됐다가 분리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회장 부인이 LG가(家) 사람이다. 모나리자는 대전 모나리자 인수 후 다시 모건스탠리에 인수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만의 힘으로만 살아남기가 쉽지는 않다. 파이가 더 커지지 않는 이상 경쟁사의 밥그릇을 뺏어야만 이기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전략과 향후 비전은
△성인용 기저귀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한국의 고령화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 급격하게 커지는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가가 미래 승리자의 기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미 일본에서는 성인용기저귀 시장만 우리돈으로 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의 인구보다 3배 많은 것을 감안했을 때 국내 시장 규모도 5000억원 가까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한 연구개발비용을 전년 대비 50% 늘린 1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업 홍보를 위한 마케팅에도 더욱 집중할 것이다. 이는 화장지에만 집중하는 홍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화장지는 부가가치가 낮기 때문에 TV나 홈쇼핑과 같이 비용이 많이 드는 광고를 해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회사고 화장지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다.
성인용 기저귀 시장 진출과 함께 기업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며, TV 광고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광고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다. 뚜렷한 마케팅 예산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상당히 큰 비중을 투자할 계획이다. 홈페이지 개선과 SNS 활동 등도 강화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올해에는 1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 안에 국내 성인용 기저귀 1위와 한국의 대표 화장지로 거듭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변재락 대표 약력>
△1960년 충주 △충남대 경영학과 △대전 모나리자 기획실장(1993) △대전 모나리자 대표(1999) △미래생활 대표(2009) △대한상공회의소 의원(2014)